[비즈니스포스트] 진에어가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시장의 1위 자리를 두고 제주항공과 접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무안공항 사고 이후 운항편을 대폭 줄인 제주항공이 주춤하는 사이 진에어가 공격적 운항 확대로 여객 수를 ‘턱밑’까지 따라붙었다. 
 
주춤한 제주항공 턱밑까지 추격한 진에어, 박병률 공격경영으로 국내 LCC 1위 차지하나 

▲ 박병률 진에어 대표이사(사진)가 항공편 운항 확대 등 공격 경영으로 2025년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시장 1위 자리를 노리고 있다. <진에어>


박병률 진에어 대표이사는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산하 LCC 3사 통합을 통해 국내 확실한 LCC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7일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5월 기준 제주항공의 누적 여객 수는 629만7887명으로 1위를 지켰으나, 2위 진에어 여객 수 623만4149명과 불과 6만여 명 차이로 좁혀졌다. 

시장점유율 격차는 2024년 3.7%포인트에서 올해 5월까지 0.3%포인트까지 좁혀지며, 사실상 ‘양강 체제’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운항 편수를 보면, 무안공항 사고 이후 제주항공은 운항 안전성 점검에 들어가며 올해 1~5월 3만9685편을 띄우는 데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4만5580편을 운항한 것과 비교하면 12.93% 줄었다. 

반면 진에어는 같은 기간 3만5380편에서 3만6591편으로 소폭 운항편을 늘리며 상승세를 유지했다.

박병률 진에어 대표이사 전무는 이 기세를 몰아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 LCC 체제에서 부동의 시장 1위 사업자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진에어는 2026년까지 약 226억 원을 들여 에어버스 전용 시뮬레이터 장비를 도입한다고 최근 공시했다. 기존 보잉 계열 시뮬레이터만 운영하던 진에어가 에어버스 훈련 인프라까지 확보하는 셈이다. 

이는 에어부산(21대), 에어서울(4대)이 대다수 에어버스 계열을 운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통합 시너지를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올해 3월 신규 기업이미지(CI) 기자간담회에서 “통합 LCC의 주력 기종으로 에어버스 A321 NEO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진에어도 A321 NEO 기종을 중장기적으로 도입 확대한다. 현재 기준 진에어·에어서울·에어부산 3사의 통합 항공기 운영 대수는 58대로, 규모만 놓고 보면 41대의 제주항공을 넘어선다.
 
주춤한 제주항공 턱밑까지 추격한 진에어, 박병률 공격경영으로 국내 LCC 1위 차지하나 

▲ 현재 기준 대한항공-아시아나 산하 저비용항공사(LCC)인 진에어, 에어서울, 에어부산 등 3사의 항공기 보유 대수는 58대로, 운항 항공기 규모만 보면 41대의 제주항공을 넘어선다. <진에어>

진에어는 최근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엔 538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2분기엔 약 16억 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추산된다. LCC 노선 대부분을 차지하는 단거리 노선 운임 하락과 지상 조업 서비스비(조업비) 증가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3분기에는 흑자 전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지운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단거리 노선 운임 하락과 조업비 증가로 상반기 수익성은 다소 둔화될 수 있으나, 하반기에는 원화 강세에 따른 외화비용 절감 효과가 본격화되면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주항공은 진에어보다 다소 힘겨운 실적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1분기 326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으며, 2분기에도 500억 원 수준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추산된다.

배세호 iM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 하락에 따른 비용 감소 효과는 긍정적이나, 제주항공의 운항 편수 감편과 단거리 중심의 운임 하락, 계절적 비수기라는 점이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제주항공은 B737-8 항공기 3대가 연말까지 인도되면, 연료 효율성과 운용 유연성이 다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하반기 차세대 항공기 3대 도입으로 운항 대수를 늘리고, 안전 운항에도 집중할 것”이라며 “기존 노선 증편과 신규 노선 운항 등 노선을 탄력적으로 운영해 하반기에도 LCC 1위를 수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도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