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이 애플에서 플더블폰을 내기 전에 시장을 장악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이는 과거 폴더블폰 신제품 초기 판매량을 훨씬 상회하는 것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 직무대행 사장은 갤럭시Z7 시리즈를 바탕으로 중국 폴더블폰 업체들의 추격을 뿌리치고, 내년 하반기 애플 ‘폴더블 아이폰’ 출시 전 세계 폴더블폰 시장을 장악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스마트폰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전자가 지난 9일 공개한 갤럭시Z7 시리즈가 역대급 판매 실적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궈밍치 대만 TF인터내셔널 연구원은 최근 갤럭시Z 폴드7과 플립7이 올해 12월까지 6개월 동안 약 700만 대가 출하될 것으로 예상했다.
궈 연구원에 따르면 이는 지난해 갤럭시Z6 시리즈의 출하량보다 40% 더 많은 수치다.
하나증권이 추산한 것에 따르면 갤럭시Z6 시리즈는 지난해 7월12일 공개 후 6개월 동안 누적 521만 대를 판매했다. 2023년 7월 출시된 갤럭시Z5 시리즈는 6개월 간 576만 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재고를 포함하는 출하량과 판매량을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통상 단가가 높은 플래그십 스마트폰은 전략적 생산을 통해 재고를 많이 남기지 않는다.
따라서 700만 대가 출하된다면 상당수가 판매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 삼성전자가 지난 9일 공개한 새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 폴드7과 플립7'이 올해에만 700만 대 가량 출하되며 흥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 직무대리 사장이 2025년 7월9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브루클린 듀갈 그린하우스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5' 행사에서 '갤럭시Z 폴드7'과 '갤럭시Z 플립7'을 소개하는 모습. <삼성전자>
갤럭시Z 폴드7과 플립7은 국내 사전 판매량이 1주일 만에 104만 대를 기록했다.
이는 2019년 삼성전자가 처음 폴더블 스마트폰을 공개한 이래로 가장 많은 사전 판매량이다. 종전 기록은 2023년 갤럭시Z 폴드5와 플립5가 세웠던 102만 대였다.
인도에서도 사전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미국 IT 매체 폰아레나에 따르면 갤럭시Z 폴드7과 플립7은 인도에서 사전 판매 단 이틀 만에 21만 대가 팔렸다. 전체 사전 판매 기간 동안에는 40만 대 이상이 팔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같은 사전 판매 증가에는 삼성전자의 초박형 폴더블폰 제조 기술력이 주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갤럭시Z 폴드7는 갤럭시Z 폴드6보다 두께를 26% 얇게 만들고 무게는 215g으로 더 가볍게 만들었다. 또 성능은 갤럭시S25 울트라와 유사한 수준으로 구현해 소비자들로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 직무대리 사장에게 갤럭시Z7 시리즈 흥행은 상당한 의미를 부여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세계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이 매섭게 추격하고 있고, 애플이 내년 하반기 첫 폴더블 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세계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에서 32.9%의 점유율로 선두를 차지했다. 이는 2021년 83.6%, 2022년 79.2%, 2023년 55.1%에서 급격히 감소한 수치다.
이는 중국 제조사들이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에서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0년부터 꾸준히 2위를 유지하던 중국 화웨이는 2021년 9.3%에서 2024년 23.1%까지 점유율을 급격히 늘렸다. 또 중국 레노보, 아너는 지난해 각각 17.0%와 10.4%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치열한 경쟁구도를 형성했다.

▲ 화웨이가 세계 최초로 출시한 세 번 접는 트리플 폴더블 스마트폰 '메이트XT' 홍보 이미지. <화웨이>
2026년 하반기에는 애플도 폴더블 경쟁에 참전한다. 플래그십 스마트폰에서 압도적 브랜드 파워를 지닌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는 기존 시장에 상당한 변화를 유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민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브랜드 파워와 낮은 폴더블 침투율, 하드웨어 차별화 등을 근거로 2026년 800만~1천만 대의 폴더블 아이폰이 출하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궈 연구원이 추정한 올해 갤럭시Z7 시리즈의 700만 대를 뛰어넘는 수치다.
아직 세계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 가운데 폴더블폰 판매 비중이 1.4%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애플이 폴더블폰 시장에 진입해 상당한 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애플은 기존 제품들과 달리 디스플레이의 주름이 전혀 없는 제품으로 차별화를 시도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노 사장에게 갤럭시Z 폴드7과 플립7의 판매량 증대는 중국의 추격을 막고 애플의 진입을 사전에 견제한다는 측면에서 상당히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애플의 폴더블폰 시장 진입이 전체 폴더블폰 시장 파이를 키워, 삼성전자에게도 이득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의 브라이언 마 부사장은 “애플이 폴더블폰 시장에 진출하면 이 분야 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며 “세계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량은 지난해 2천만 대에서 2028년에는 4570만 대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호현 기자